새 농촌마을의 김장철풍경
예로부터 립동을 전후하여 겨울철 반식량이라고도 할수 있는 김치를 담그는것은 우리 인민의 전통적인 풍습이다.해마다 이즈음이면 매 가정에서 상쾌하면서도 독특한 향기와 감칠맛이 조화롭게 어울린 김치를 담그는 이채로운 풍경이 펼쳐진다.거리와 마을로 배추들을 가득 실은 차들이 분주히 오가던 때도 지나고 지금은 집집마다 김치담그기를 한다.동리마다, 세대마다 온 겨우내 먹을 김치를 더 맛나게 담그느라 성수가 났다.
가정과 일터마다에서 김치만들기방법이 화제거리로 되고 가정주부들뿐 아니라 온 가족이 김치를 더 맛있게 만들기 위해 노력을 합쳐가는 이 계절, 녀인들이 서로 이웃을 오가며 배추절임도 도와주고 양념감도 함께 만들며 김치담그는 솜씨를 보이는 김장철풍경은 회령시 창태리의 새 농촌마을에도 펼쳐졌다.
《온 나라에 우리의것을 귀중히 여기며 더욱 빛내여나가는 애국헌신의 기풍이 차넘치게 하여야 합니다.》
며칠전 산골마을은 이른아침부터 류달리 흥성이였다.
나라에서 지어준 희한한 새 살림집에 보금자리를 편 후 어느 세대에서 집안팎을 더 잘 꾸리는가 하는것을 놓고 벌어지던 말없는 경쟁이 김장철에 들어와서는 누구의 집에서 김치를 더 맛있게 담그는가 하는것으로 이어졌던것이다.
특히 혁신자부부인 정경훈, 허은정동무들의 승벽심은 여간 아니였다.앞치마를 두른 허은정동무가 김치소를 준비하면서 다른 집에서는 흉내낼수 없는 독특한 맛을 살리느라 여념이 없을 때 안해를 도와 초벌절임한 배추를 다 씻고나서 문밖을 나섰던 정경훈동무가 싱글벙글 웃으며 부엌에 들어섰다.그리고는 크기가 알맞춤한 돌들을 안해에게 내보였다.
《누름돌은 될수록 넙적하면서도 무거워야 제격이지.》
뒤이어 그는 팔소매를 걷어붙인채 누름돌을 소독한다, 김치독을 손질한다 하면서 일손을 다그쳤다.
신연화로인의 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웃들과 나누어먹자면 김치를 푼푼히 담그어야 한다며 늘 김장을 많이 하는 할머니여서 일손도 도와주고 경험도 배우려고 여러명의 마을녀인들이 로인의 집을 찾아왔다.새 살림집에 웃음꽃이 활짝 피여나는 가운데 집식구들과 마을녀인들이 사이좋게 둘러앉아 통배추포기의 갈피마다에 김치소를 넣어 곱게 포개여놓는 모습도 볼만하지만 양념이 가득 발린 배추속잎을 들고 좋아라 뛰여다니는 아이들의 모습도 즐거움을 자아냈다.
《겨울김치를 담글 때 이웃들끼리 서로 돕는것은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미풍량속이지.》 하고 말하며 새 보금자리에 펼쳐진 풍경을 흐뭇한 심정으로 바라보던 로인은 김치를 맛있게 만드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녀인들의 청탁을 받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통배추김치를 맛있게 담그자면 김장용고추의 색을 잘 살리는것이 중요하다.고추에서 색을 내는 성분이 잘 우러나와야 보기도 좋고 입맛도 당길수 있다.김치를 담글 때 젓갈을 적당히 넣으면 김치가 맛있게 잘 익는다.김치맛을 돋구는 주요한 비결은 간을 잘 맞추는데 있다.김치소를 만들 때 한번에 소금을 많이 넣어서는 안된다.만약 김치가 너무 짜졌을 경우에는 배추포기사이에 깨끗이 씻은 생무우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넣으면 소금기가 무우에 스며들어 짠맛이 없어진다.…
마을녀인들에게 김치를 맛있게 담그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고나서 로인은 이런 말로 끝을 맺었다.
《나라에서 지어준 새집에서 담그는 첫 겨울김치인데 그 맛도 좋아야지.손맛이자 김치맛이라고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살림살이를 알뜰히 하려는 우리 아낙네들의 마음이 기본이라네.》
이날 로인의 집에서 울려나오는 녀인들의 기쁨에 찬 웃음소리는 산골마을의 정서를 한껏 돋구어주었다.
새 농촌마을에 펼쳐진 김장철풍경, 이 평범한 화폭을 통해서도 서로 돕고 위하며 화목하게 사는 우리 인민의 미풍량속과 자기의것을 제일로 사랑하며 빛내여가려는 아름다운 지향을 가슴후덥게 안아볼수 있다.
본사기자 신철
-삼석구역 장수원동 24인민반 김성일동무의 가정에서-
본사기자 리강혁 찍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