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01. 《로동신문》 5면
아침해가 산등성이를 박차고 솟아올라 산과 들을 밝은 빛갈로 물들이기 시작하였다.
넓게 뻗어간 방목도로들, 그뒤로 무연하게 펼쳐진 자연풀판과 줄지어 늘어선 축사들, 아담한 살림집들과 갖가지 과일나무들이 한데 어울려 황해남도농촌경리위원회 계남축산농장의 전경은 한폭의 그림을 방불케 했다.
《축산업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산촌의 정취를 한껏 느끼며 우리가 제일먼저 다달은 곳은 축산제3분장이 자리잡고있는 곰놀골이였다.
옛날에는 너무 춥고 바람 또한 세차 뭇짐승들은 다 달아나고 곰만이 홀로 남아 놀았다고 하여 그 이름도 곰놀골로 불리운다는 골안에 들어서니 십여동이나 되는 염소우리들이 우리를 맞아주었다.
때마침 방목시간이라 우리에서 나와 앞서거니뒤서거니 풀판을 찾아가는 염소무리를 바라보느라니 유치원우유통이 넘쳐난다는 아동가요의 한구절이 저절로 떠올라 마음이 흥그러워졌다.
하나같이 살찐 염소들에게서 눈길을 떼지 못하는 우리에게 농장의 일군인 표명광동무가 염소자랑을 시작했다.
농장에서는 지난 수십년동안 우량품종을 보존증식시키는것과 함께 재래종염소들을 우량화하기 위한 사업을 근기있게 내밀었다고 한다.인공수정방법을 널리 도입하고 정연한 종축체계를 세워 우량한 품종들을 육종해내고있다는 이야기, 결과 젖생산이 부쩍 늘어나고있다는 자랑…
이제는 많은 축산단위들에서 경험을 배우러 찾아온다며 웃음짓는 그의 얼굴에는 종자혁명을 일으킬데 대한 당정책을 높이 받들어간다는 긍지가 한껏 어려있었다.
그는 여름철을 흔히 방목계절이라고 하는데 한번 방목지를 밟아보며 이야기를 나누는것이 어떤가고 묻더니 앞장에서 산판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무연하게 펼쳐진 자연풀판의 면적이 근 2천정보이고 방목거리가 100리에 달한다고, 이만한 방목지도 성차지 않아 농장에서는 해마다 오리새, 호밀 등으로 인공풀판을 조성하는것과 함께 아카시아나무, 참대버드나무와 같은 나무들로 그늘조성사업도 계획적으로 내밀고있다고 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동안 산을 오르느라니 온종일 방목지에서 배불리 먹은 염소들에게 밤참까지 마련해주느라 풀베기에 여념이 없는 방목공들의 모습이 비껴들었다.우리는 그들에게서 앓는 염소가 한마리만 생겨도 우리에서 한밤을 지새우며 온갖 정성을 기울이는것이 방목공들 누구에게나 례사로운 일로 되였다는 이야기도 들을수 있었다.
이윽고 우리는 산을 내려 축산제2분장의 젖가공실로 향하였다.
이곳에서 만난 경리 박영남동무의 말에 의하면 당의 은정속에 현대적인 젖가공설비들과 랭동설비를 그쯘히 갖춘 젖가공실에서 생산된 젖제품들이 해주시안의 탁아소, 유치원어린이들에게 공급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젖제품의 질이 좋아서인지 아이들이 얼마나 기다리는지 모른다고, 하나같이 포동포동 살이 오른 어린이들을 볼 때면 아무리 일을 해도 힘든줄 모르겠다고 즐겁게 이야기하는것이였다.
젖가공실을 나선 우리는 축산제2분장의 농장원들이 점심시간을 리용하여 벌리는 열띤 배구경기를 볼수 있었다.표명광동무는 모범체육단위칭호를 받은 농장의 또 하나의 자랑을 펼쳐놓았다.
마침 문화회관에서는 예술소품공연준비가 한창이였다.
전문예술단체 못지 않게 노래를 부르고 악기도 능숙하게 다루는 농장원들의 얼굴마다에는
방목계절, 어찌 대지가 푸르러지는 자연의 계절이라고만 하랴.
이 농장의 방목계절은 후대들에 대한 당의 숭고한 사랑의 뜻을 충직하게 받들어갈 충성과 보답의 분분초초로 이어지는 풍요한 계절이라는 생각으로 더더욱 후더워지는 마음을 안고 우리는 축산제1분장과 농산분장, 농업과학기술보급실과 보리싹재배장으로 취재길을 이어갔다.
농장의 그 어디서나 당정책을 생명선으로 틀어쥐면 언제나 밝은 길이 열린다는 신심에 넘친 목소리들을 들을수 있었다.
어느덧 저녁노을이 온 농장마을을 붉게 물들이기 시작하자 방목지를 내리는 염소들의 울음소리가 메아리가 되여 골안에 울려퍼졌다.
방목계절과 더불어 늘어나는 자랑을 노래하는듯, 더 밝고 활기에 넘칠 농장의 래일을 약속해주는듯.
글 리지혜
사진 본사기자 주대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