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그를 알기까지

김형직사범대학부속 대동강구역 릉라고급중학교 교원 한수련동무에 대한

한 농촌학교 분과장의 추억중에서


지난해 6월 군적으로 진행된 교수경연에 출연하였던 강동군 삼등고급중학교 분과장 박성국은 그렇듯 열렬한 축하를 받을줄 미처 생각지 못하였다.

지난 시기 선망의 눈길로 바라보았던 우수한 교육자들이 앞을 다투어 그를 찾아와 정말 많이 발전하였다고, 꼭 교수경험을 배우러 가겠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하였다.

그런 이야기를 듣느라니 한 녀교원의 얼굴이 눈앞에 뚜렷이 안겨왔다.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중등교육수준에서 도시와 농촌의 차이를 없애기 위한 결정적인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박성국분과장이 김형직사범대학부속 대동강구역 릉라고급중학교 교원 한수련을 처음 만난것은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해 2월 어느날 아침이였다.

교수방조를 위해 구역교원재교육강습소 일군들과 함께 내려온 릉라고급중학교 교육자들을 맞이한 강동군 삼등고급중학교는 명절처럼 흥성이였다.

그러나 박성국은 교수방조를 받게 될 교원이 교수년한이 자기보다 한참이나 어린 녀교원이라는것을 알았을 때 불시에 자존심이 꿈틀거리는것을 어쩔수 없었다.

더우기 그는 학교에서도 한다하는 제대군인출신의 분과장이였다.

그래서 한수련이 앞으로 손잡고 교육사업을 추켜세워보자고 아련한 생김새그대로 조용조용 말할 때에도 자기의 책임을 다하면 되지 않겠는가 하는 식으로 얼버무리고말았다.

그로부터 얼마후 교수안을 들고 교실로 들어선 그는 흠칫 놀랐다.한수련이 조용히 들어와 교실뒤쪽에 자리를 잡는것이였다.

(처음부터 교수참관인가?! 이왕 이렇게 된바에는 본때를 보여줘야지.)

승벽심이 살아오른 박성국은 그가 보란듯이 열정적으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그렇듯 내성적이라고만 생각했던 녀교원으로부터 찬물벼락을 맞게 될줄이야.

《교수내용이 교과서에만 국한되여있던데…》

이렇게 말꼭지를 뗀 한수련은 한참만에 그렇게 해서야 학생들에게 력사상식밖에 줄것이 없지 않는가고 뒤를 달았다.

박성국은 선뜻 말이 나가지 않았다.가슴속에서는 자존심과 노여움이 거품마냥 부걱부걱 괴여올랐다.

그는 안타까운 빛이 어린 한수련의 두눈을 외면한채 교실에서 나와버리고말았다.

그날 밤늦게 릉라고급중학교의 교원들이 돌아간 뒤였다.

분과실에서 불도 켜지 않은채 애꿎은 원주필만 만지작거리던 박성국은 갑자기 주위가 환해지면서 등뒤에서 울리는 교장의 석쉼한 목소리에 자리에서 일어섰다.

《우리 학교의 교육사업을 돕자고 온 교육자들인데 너무 푸대접한것같소.…인츰 또 오겠다누만.참, 교수경연에 참가할 준비는 잘돼가오?》

그제서야 박성국은 며칠전 학교를 대표하여 교수경연에 출연할데 대한 과업을 받은것을 상기하였다.

쓸데없는 상념에 빠져있을 경황이 아니였다.

그는 군적인 교수경연에서 기어이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 도시학교의 녀교원을 단단히 눌러놓으리라 결심하였다.

그때로부터 이틀이 지난 밤이였다.

그밤도 교수경연준비를 위한 다매체편집물제작에 골몰하고있던 박성국은 가볍게 울리는 인기척에 출입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뜻밖에도 문앞에는 얼굴에 웃음을 함뿍 담은 한수련이 서있는것이 아닌가.

농촌길에 간편하도록 갈아신었을 운동신도 고행의 자욱을 말해주는듯 온통 흙탕에 뒤범벅이 되여있었다.

《교수경연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같이 준비를 잘해봅시다.》

자기때문에 퇴근길을 험한 농촌길로 바꾸어 밤길을 달려온 그의 모습앞에서 박성국은 가슴속에 불뭉치같은것이 치밀어오르는것을 어찌할수 없었다.

옆자리에 앉아 차근차근 새로운 교수방법에 대하여 설명해주는 한수련의 이야기에 심취될수록 얼굴이 뜨거워올랐다.

《력사과목이라고 하여 교과서의 내용만을 학생들에게 전수해준다면 우리 교원들은 도서안내자라고밖에 달리 볼수 없습니다.우리 민족의 긍지와 자부심을 깊이 심어주는것을 기본목적으로 하는 력사과목교수에서 중요한것은 이끌기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말하며 한수련은 학생들의 흥미를 어떻게 불러일으킬것인가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먼저 학생들에게 우리 인민이 창조한 문화유산이 어떤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제기한다.그다음 그것이 왜 우수한 문화유산으로 되는가에 대하여 반드시 다른 나라들과의 대비속에서 설명해주어야 한다.

구체적인 자료와 사실, 사건들을 실례로 들어가는 한수련의 이야기에 박성국은 저도 모르게 끌려들어가는것을 어쩔수 없었다.중학교 력사교원인 그가 그렇듯 방대한 지식을 언제 습득할수 있었는지 정말 놀라울 지경이였다.

그의 교수방법에서 특징적인것은 최근시기 제시된 당정책적인 문제들을 력사자료들과 적절하게 배합하는것이였다.

같은 력사자료라고 하여도 오늘의 현실과 결부시켜 새로운 각도에서 분석하는 수준은 놀라울 정도였다.

린접과목들과의 호상련관성도 매우 중시하였다.

사회에 대한 기초적인 리해와 안목을 심어주어야 할 력사과목의 특성을 잘 살려 비교와 대비의 수법을 적극 활용하면서 현실에서 력사적사실자료에로, 력사이야기에서 또다시 현실에로 자유분방하게 폭을 넓혀나가는 교수방법이 학생들의 인식률제고에 뚜렷하게 이바지될것은 불을 보듯 명백하였다.

어느덧 아침해가 동쪽하늘에 살풋이 고개를 내밀며 눈부신 해살로 농촌마을을 어루쓸기 시작하였다.

한밤을 꼬박 지새운 한수련은 박성국과 함께 걸으며 참으로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다.학급의 말썽꾸러기가 오늘은 학급장으로, 학교적인 모범생으로 자란 이야기이며 교육교양사업을 여러가지 형식과 방법으로 참신하게 진행하는 과정에 그의 발기로 그가 담임한 학급학생들이 지난해에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답사를 진행하였고 그로 하여 학급이 영예로운 호칭을 받아안은 이야기…

자신의 교육교양경험이 실질적인 도움이 될것을 바라는 한수련의 한마디한마디에는 뜨거운 진정이 담겨져있었다.

《우리 교육자들이 자신에 대한 요구성을 부단히 높여야 중앙과 지방, 도시와 농촌의 교육수준차이를 줄일데 대한 우리 당의 구상이 하루빨리 실현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박성국과 헤여지면서 한수련이 한 말이다.

한밤을 꼬박 지새우고도 학생들의 수업을 위해 총총걸음을 놓는 녀교원을 바래우며 박성국은 생각하였다.

새롭게 안겨오는 모습이였다.또 한명의 참된 교육자에 대하여 알게 되였다고 할가.그를 아는 과정은 결국 자신을 깊이 깨닫는 과정이기도 하였다.우리 교육자들이 당의 교육정책을 어떤 각오와 립장으로 받들어야 하는가를 다시금 자각하게 하고 부단히 높은 목표를 향해 순간의 답보도 모르고 전진할 때 시대앞에 지닌 책임감을 다할수 있음을 그는 가슴깊이 새기였다.

하기에 그는 새로운 마음다짐을 하였다.

우리의 사랑하는 후대들을 위해, 당에서 그토록 걱정하는 도시와 농촌의 교육수준차이를 줄이기 위해 허심하게, 진지하게 배우고 또 배우겠다고.

글 및 사진 김혁준


한수련동무(오른쪽에서 두번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