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도 늦출수 없고 한순간도 소홀히 할수 없는것이 반제계급교양이다

짐승보다도 못한 머슴군의 처지

 

해방전 자강도의 어느 한 산골마을에는 이 일대의 땅을 전부 독차지하고 인민들의 고혈을 짜내던 잔인하고 포악하기로 소문난 지주놈이 살고있었다.

지주놈의 집에는 고된 머슴살이에 시달리다가 일찌기 세상을 떠난 어머니대신 어린 나이에 머슴이 된 은화라는 소녀가 있었다.

아직 철도 들지 않은 은화에게 있어서 3살 난 동생을 돌보기도 힘겨운 일인데 치욕스러운 머슴살이까지 강요당하다나니 그 고통이란 이루 헤아릴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새벽 저녁도 먹지 못한 동생이 허기진 배를 그러쥐고 밥을 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생에게 은화는 《은제야! 나두 배가 고파.아버지도 밥을 못 잡숫구 새벽부터 일하신단다.제발 울지 마.》라고 울먹거리며 달래였다.

그러던 은화가 첩년의 심부름때문에 하는수없이 자리를 떴다가 동생의 아츠러운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왔다.순간 은화는 《악!》 하고 소리질렀다.동생이 펄펄 끓는 돼지물가마에 빠져 허우적거리는것이 아닌가.

철이 없는것이 언니가 없는 짬에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가마안에 끓고있는 통강냉이를 꺼내먹으려다가 그렇게 된것이였다.

손이 데는것도 아랑곳없이 동생을 끄집어낸 은화는 불덩이같은 동생을 껴안고 너무 안타까와 아버지를 애타게 불렀다.

이때 밖에서 떠드는 소리에 방문을 열어제낀 지주놈과 첩년은 형체도 알아볼수 없이 화상을 당한 은제를 보자 수수떡같은 낯짝을 찡그리며 《야, 이년아! 돼지물가마의 강냉이가 네년들의 먹인줄 알았느냐.늘 그렇게 훔쳐먹더니 싸지.싸.》라고 지껄이고는 방문을 쾅 닫았다.

동생을 안고 가까스로 아버지가 일하는 언덕넘어 밭에까지 갔지만 이미 3살 난 동생은 눈도 감지 못한채 숨진 뒤였다.

아버지와 은화는 짐승보다 못한 자기들의 처지를 두고 한많은 세상을 저주하고 또 저주했다.

본사기자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