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생활의 향기

 

하나의 행동을 놓고도

 

《우리 생활의 향기》고정란이 생겨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많은 독자들이 아름다운 사실들을 쉬임없이 전해오고있다.

며칠전에는 모란봉구역에 사는 한 로인이 자기가 직접 체험한 일이라고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지난 2월초 어느날 방학을 하는 손녀가 중앙동물원에 가자고 조르는 바람에 로인은 손녀를 앞세우고 집을 나섰다.

나풀나풀 춤을 추며 걷는 손녀를 바라보며 기분좋게 걸음을 옮기던 로인은 그만 지하철도 개선역입구에서 우뚝 멈춰서고말았다.

좋아라 덤벼치는 손녀를 따라나서다보니 그만 지하철도카드를 잊고 나온것이였다.돌아서자니 손녀에게 미안하였다.

로인이 이러지도저러지도 못하고 망설일 때였다.

《할아버지, 어서 들어가십시오.》라는 목소리가 등뒤에서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낯모를 청년이 카드를 찍어주는것이였다.

다음순간 로인은 손녀에게 이끌리여 어쩔새없이 승강기앞에까지 걸어갔다.

유유히 지하철도역을 나서는 청년의 모습이 로인의 눈가에서 오래도록 지워질줄 몰랐다.

로인은 이런 사실을 알려주며 비록 평범한 일이지만 그 하나의 행동을 놓고도 청년의 됨됨을 알수 있었다고 이야기하였다.

옳은 말이였다.한마디의 말, 하나의 행동에도 그 사람의 풍모가 비끼는것이다.

 

보통날 저녁에

 

며칠전 저녁이였다.

옥류교방향으로 종종걸음을 다그치던 한 처녀는 대동강주변에서 썰매를 들고 울고있는 어린이를 보게 되였다.썰매를 타는 재미에 시간가는줄 모르다가 날이 어두워지니 집으로 가는 길이 떠오르지 않아 우는것이 분명하였다.

급히 다가간 처녀는 애를 달래며 집이 어딘가고 물었다.하지만 어린이가 아는것이란 자기의 집이 동대원1식료품상점옆이라는것뿐이였다.

난감한 생각이 들었지만 처녀는 그 애를 업고 무작정 발걸음을 옮기였다.식료품상점근방에 이르러서는 내내 그 애가 가리키는 곳을 따라 걸었다.반시간나마 흘러서야 처녀는 어린이의 집을 찾을수 있었다.

(이젠 됐구나.)

그러나 기쁨은 한순간, 어린이의 부모가 아직 돌아오지 않은것이였다.

처녀는 어린이에게 자기의 솜옷과 목수건을 씌워주었다.그리고는 그 애를 품에 꼭 껴안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소곤소곤 들려주기 시작하였다.

시간이 얼마쯤 흘렀을가, 다급한 발자국소리가 들리더니 어린이의 부모인듯 한 내외가 집앞에 이르렀다.

자식을 통하여 사연을 알게 된 그들은 감동을 금치 못해하며 처녀에게 이름과 주소를 물었다.

하지만 처녀는 인상깊은 웃음을 남기며 조용히 그 자리를 떴다.

고마운 그 처녀는 금성정치대학에서 공부하는 오예경동무였다.그날 그는 론문집필에 필요한 자료를 얻기 위해 인민대학습당 강사를 만나러 가던 길이였다.

본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