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산등판에 울려가는 아름다운 생활의 노래

신양군 운봉리의 소방목지를 찾아서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오늘 우리의 당원들과 근로자들속에는 누가 보건말건, 알아주건말건 묵묵히 자기가 맡은 초소에서 조국과 인민을 위하여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골짜기를 거슬러오르는 오솔길은 가도가도 끝이 날것 같지 않았다.

우리는 길섶의 너럭바위에 몸을 기대고 잠시 숨을 돌리였다.

《아직 더 가야 합니까?》

힘이 들어서 물어본것이 아니였다.마을에서부터 수십리나 되는 이 산길을 제 집 드나들듯 오고갔을 방목공들의 수고가 헤아려져서 한 말이였다.

앞서 씽씽 산길을 톺던 운봉종우장의 일군이 아득히 보이는 산정점을 손짓하였다.

《저기 거무스레한 숲이 보이는데까지입니다.》

그는 나무막대기를 하나 꺾어 손에 쥐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이런 산길이 처음이지요.그저 내 발만 보며 따라오십시오.조금만 올라가면 됩니다.》

우리는 또다시 산길을 톺기 시작했다.

마침내 백산등판에 당도했다.순간 저도모르게 탄성이 터져나왔다.

푸른 하늘과 맞붙은듯 아득히 펼쳐진 풀판, 선들선들 불어오는 바람, 발아래로 보이는 아름다운 산천경개, 한가로이 풀을 뜯는 살찐 소들, 우어 우어 하는 방목공들의 청높은 목소리…

수십리산길을 톺으며 올라온 보람이 있었다.

이때 방목공들이 달려와 우리와 동행한 일군을 에워쌌다.

방목공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일군은 지고온 배낭을 풀었다.

《자, 이건 정혁동무가 부탁했던 소설책 그리고 대성동무의 아버지가 보내는 편지, 이건 우리 집사람이 담근 김치인데 맛들 보라구.》

우리는 그때에야 일군의 땀젖은 배낭속에 무엇이 들어있었는지 알수 있었다.

외진 곳에서 사는 사람들일수록 정을 그리워한다.일군이 메고온 배낭속에는 바로 정이 가득 들어있었던것이다.그래서 가파로운 골짜기를 오르면서도, 너럭바위우에 앉아 땀을 들일 때에도 그 배낭을 벗지 않은것이였다.

우리는 방목공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여겨보았다.

수수한 작업복과 로동화, 손에 든 회초리, 해볕에 탄 감실감실한 얼굴들… 하지만 그들의 얼굴마다에는 희열과 랑만이 한껏 어려있었다.

오랜 기간 방목지의 분조장으로 일하고있는 김광업동무는 지난해에도 계획을 넘쳐 수행하였다고 하면서 지금 방목하는 송아지가 백수십마리는 된다고 하였다.

그에게서 방목공들이 이른봄부터 송아지들을 방목지에 끌고 올라와 늦가을까지 방목한다는 이야기를 호기심을 가지고 들었다.여기저기에 펼쳐진 풀판에서 한해여름을 보낸 송아지들은 몸무게가 거의 100kg에 이른다고 한다.과연 송아지들은 하나같이 실하였는데 당장이라도 멍에를 메우면 사래긴 밭을 단숨에 갈아엎을것만 같았다.

그의 말을 들으며 풀판을 둘러보는데 편지를 읽는 방목공청년의 모습이 비껴들었다.

편지를 보며 웃기도 하고 눈굽을 찍기도 하는 그의 모습은 호기심을 자아냈다.

그의 아버지가 보내온 편지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있었다.

《내 아들 대성아! 외진 산중에서 얼마나 고생많겠니? 엊그제도 일군들이 우리 집에 찾아왔댔다.네가 집을 떠나있다고 늘 관심을 돌려주는 그들이다.난 내 아들이 당의 뜻을 받들어 백산등판에서 청춘을 바쳐가는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르겠구나.아버지도 농사를 잘 지어 꼭 다수확농장원이 되겠다.우리 풍요한 가을날 다시 만나자.》

청년은 편지를 가슴깊이 간직하며 이렇게 말했다.

《우린 방목공생활을 사랑합니다.이 등판에서 당의 뜻을 받들어가는 보람과 긍지를 어디에 비기겠습니까.》

무심히 들을수 없었다.방목공들모두가 더없이 돋보였다.그들은 방목지에 소떼가 넘쳐나게 하여 경애하는 원수님께 기쁨드릴 그날을 생각하며 보는이 없는 이 등판에 삶의 자욱을 찍어가고있었다.

갑자기 먹장구름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여기 날씨는 변덕스럽답니다.금시 개였다가도 비를 한바탕 쏟기도 하고 비가 오다가는 해빛이 비치기도 하고.》

아니나다를가 비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방목공들이 소들을 우리로 몰아갔다.

우리는 분조장을 따라 아담하게 꾸려진 숙소로 들어섰다.

나무를 깎아만든 문손잡이며 옷걸이, 구수하게 풍겨오는 산나물냄새,

식당근무를 서던 처녀가 날쌔게 방안으로 들어와 텔레비죤을 켰다.

여기에까지 어떻게 전기선을 끌어왔는가고 묻자 일군은 우리 청년들이 못하는 일이 있는가고, 당정책을 높이 받들고 산골물을 리용하여 생산한 전기로 텔레비죤도 보고 조명도 보장한다고 말했다.

방목공들이 옷을 쥐여짜며 숙소에 들어서자 소박한 저녁상이 차려졌다.

곰취와 참나물, 병풍, 풋고추에 메주장…

잠시후 우리는 분조장이 말아준 구수한 잎담배를 맛보며 숙소밖으로 나왔다.

언제냐싶은듯 비는 멎고 하늘에는 별들이 총총 떴다.

신선한 공기가 흐르는 산등판의 밤은 참으로 좋았다.

이때 기타소리에 맞추어 부르는 방목공들의 노래소리가 은은히 들려왔다.그들의 노래소리를 듣는 우리의 생각은 깊어졌다.놀러 다닌 자욱은 남지 않아도 일한 자욱은 남는다고 했다.

그 누가 보지 않는 이 외진 산중에서 당의 뜻을 받들어 땀과 열정을 아낌없이 바쳐가는 방목공들,

세상에 훌륭한 노래가 아무리 많다 한들 어찌 그들이 부르는 노래처럼 아름다우랴.

등판에 메아리치는 노래소리는 우리 시대 인간들의 고상한 지향을 소리쳐 전하고있었다.

송철